‘SON 쓰면 반칙’…압도적 손흥민, 아시안컵 삼키나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완패한 중국은 상대가 반칙을 쓴 게 아니냐는 푸념을 늘어놓을 만 하다.

바로 한국이 축구 경기에서 손(SON)을 썼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한 벤투호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실 한국이 조별리그 첫 2경기를 치를 때만해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2연승을 거뒀지만 중국에 골득실에서 뒤져 2위로 밀려났다. 

필리핀과의 1차전 졸전은 강호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첫 경기라 그렇다 쳐도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우려를 자아냈다.

결국 벤투 감독은 혹사 논란에도 이틀 전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아랍에미리트로 날아온 손흥민을 전격 선발로 투입했다.

무리수로 보였던 벤투 감독의 손흥민 선발 카드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체력적 부담에도 팀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기로 한 손흥민은 과연 이틀 전 영국서 경기를 소화하고 온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중국을 압도했다.

전반 12분에는 중국의 주장 정즈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페널티킥을 얻어내더니 후반 6분에는 김민재의 헤딩 득점을 돕는 날카로운 킥력으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손흥민의 귀환으로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C조 1위로 당당하게 16강전에 올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 손흥민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손흥민은 중국을 상대로 무리하지 않고, 마치 몸을 푸는 듯한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클래스를 과시했다.

손흥민 효과는 벤투호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흥민 효과는 벤투호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손흥민 한 명이 가세했을 뿐인데 한국은 지난 조별리그 1,2차전과 비교했을 때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패스의 정확성이 높아졌고, 동료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슈팅을 때리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현재 손흥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다. 아시아권에서는 라이벌조차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실제 그의 몸값만 봐도 아시아에서는 독보적 1위고, 심지어 2위부터 5위까지 합친 액수보다도 많다. 

한국은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면서 16강전까지 5일의 휴식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토너먼트부터는 재충전을 마친 손흥민이 본격 가동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전이 몸 풀기에 가까웠다면 이제부터는 손흥민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될 때다. 축구에서 ‘손’을 쓰는 것은 반칙이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벤투 감독은 경쟁국의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