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외야수로도 존재감 뿜뿜…kt 중심타자 “뛰어나게 잘한 수비는 아냐”
“오늘(4일) 수비들은 뛰어나게 잘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kt 위즈 문상철(32·kt 위즈)이 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주 포지션인 내야를 떠나 외야에서도 존재감을 내비쳤다.
문상철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의 외야수 선발 출전은 올 시즌 두 번째로 최근에는 외야로 나선 경험이 적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불펜 데이를 알리며 수비보다 공격에 초점을 맞춰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은 “고민이 많았다. (문상철과 강백호 중)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를 쓰려 했는데, 오늘은 수비보다 쳐야 이길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날 문상철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 감독이 원했던 공격력 강화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제 몫을 해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팀이 3-2로 앞선 5회초 1사 1루 정수빈의 타구가 왼쪽 파울라인 밖으로 휘어나갔다. 문상철은 긴 거리 전력 질주하며 공을 쫒았고, 포구에 성공하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곧이어 6회초에도 한 차례 돋보였다. 2사 후 양석환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갔다. 문상철은 워닝트랙까지 달려갔고, 펜스에 부딪히며 안전하게 포구에 성공했다. 외야수 출신인 이대형 SPOTV 해설위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상철은 수비 요정이다”라며 “이런(뛰어난) 수비를 기대하지 않았을 것인데, 오늘은 공격형이 아닌 수비형이다. 외야수 경험이 적어 펜스에 부딪히는 요령을 잘 모를 것이다”고 호수비 장면을 설명했다.
수비로 빛난 문상철은 경기 뒤 자신의 활약을 돌아봤다. 그는 “오늘 수비들이 뛰어나게 잘한 수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수빈이 형은 평소 빗맞은 타구들이 많다 보니 미리 앞에 나와 준비했다. 내가 잘한 것보다는 타자와 투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코치님들께서 수비 위치를 잘 잡아준 덕에 수월하게 공을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문상철은 비시즌 외야수가 아닌 1루수로 시즌을 준비했다. 부족한 수비 경험으로 외야수로 경쟁력이 없을 것 같다는 본인 판단으로 다시 1루 미트를 꺼내 들었다. 팀 동료 박병호(37)와 강백호(24) 등 국가대표 1루수를 상대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빛을 보는 듯했다. 박병호가 시즌 중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기간, 문상철은 팀 공격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타율 0.333(81타수 27안타) 3홈런 9타점으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자리가 애매해졌다. 박병호가 부상 복귀했고, 강백호는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에 집중하기 위해 당분간 지명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1루에 박병호, 지명타자에 강백호가 있기에 문상철이 선발 라인업에 들기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문상철은 다시 외야 글러브를 들었다. 선발 라인업에 들며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문상철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수로 먼저 준비를 했다. 감독, 코치님들께서 외야수 준비도 필요하다고 하셔서 연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라며 “좌익수 출전은 오랜만인데, 감독님께서 최대한 출전 기회를 많이 주시고자 수비 리스크를 감수하시고서라도 나를 좌익수로 기용하셨다고 생각한다”고 코칭스태프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문상철이 외야수로 나선다면, kt 역시 라인업에 폭넓게 쓸 수 있다. 또 그동안 문상철이 보여줬던 공격력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외야수로 존재감을 보였던 그가 올 시즌 어떤 활약을 그려갈지 궁금하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477&aid=0000432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