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결승골’ 한국, 원정 두 번째 16강…포르투갈에 2-1 역전승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2대 1로 이겼다.
벤투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대체로 안정적인 선택을 했지만, 일부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먼저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로 했다. 지난 1, 2차전에 교체로 투입돼 경기의 흐름을 바꾼 선수이니 만큼, 최종전에서는 더 큰 임무를 부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지난 1, 2차전 부상 투혼을 발휘했던 김민재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빈자리는 권경원이 채웠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공격진에 다소 힘을 뺀 모습이었다.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선발로 나왔지만, 핵심 자원인 브루누 페르난드스,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펠릭스 등은 제외됐다.
최종전을 이겨야 꺼져가는 16강 진출의 희망을 되살릴 수 있는 상황. 한국은
갈 길이 먼 한국은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며 킥오프 5분 만에 실점했다. 왼쪽 측면을 허문 디오구 달롯이 반대편으로 빠른 컷백 패스를 했고, 리카르도 오르타가 가볍게 마무리했다.
허탈한 첫 실점에도 태극전사들은 투지를 잃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계속 돌파를 시도했고, 조규성은 전방에서 헤딩을 따내며 기회를 창출했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전히 주도권은 포르투갈에 있었다. 특히 수비수 페페가 수비 진영에서부터 길게 보내는 방향 전환 패스는 수비 빈 공간을 정확하게 공략했다.
위기의 순간, 한국을 구한 건 김영권이었다.
27분 이강인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이 호날두의 몸에 맞고 흘렀고 이를 김영권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김영권은 ‘카잔의 기적’이라 불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 이어 또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동점골 이후 포르투갈의 공세가 거세졌다. 포르투갈은 한국의 왼쪽 측면을 쉽게 넘나들며 슈팅을 만들어냈다. 그때마다 수문장 김승규가 활약하면서 동점의 균형을 지켰다. 호날두도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위협적인 기회를 몇 번 날렸다.
파상공세를 견뎌낸 한국은 66분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하며 반전을 모색했다.
황희찬은 투입되자마자 팀의 ‘엔진’ 역할을 했다. 빠르고 강한 돌파로 측면을 허물고, 동료들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한방’이 아쉬웠다. 공을 끌고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까지는 잘 전진했지만, 키패스와 슈팅이 상대 수비에게 계속 가로막혔다.
모두가 무승부로 끝날 것을 예상했던 후반 추가 시간, 역습 기회를 잡은 손흥민이 포르투갈 문전을 향해 빠른 속도로 치고 달려갔다. 수비수들의 집중이 몰린 상황을 틈타,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점)로 H조 2위에 오르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르투갈은 2승 1패(승점 6점)으로 조 1위가 됐다. 같은 시간 우루과이가 가나를 2대 0로 잡아내며 한국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리면서 16강 진출의 영광은 한국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