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김연경 열기 무섭다”… 평일 경기까지 초고속 매진
▲ 김연경 선수, 2022 순천 KOVO컵 경기 모습 |
ⓒ 한국배구연맹 |
‘배구 황제’ 김연경(34·192cm)의 인기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흡사 아이돌 슈퍼스타의 콘서트를 연상케 한다.
올해 프로배구 KOVO컵 대회인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 대회’가 지난 13일부터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열전에 돌입했다. 여자부 경기는 13일부터 20일까지, 남자부 경기는 21일부터 28일까지 각각 열린다.
그러나 배구 팬과 일반 대중들은 김연경이 출전하는 흥국생명 경기의 입장권(티켓)을 구하지 못해 곳곳에서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15일까지 KOVO컵 티켓 온라인 예매가 실시된 9경기 중 흥국생명의 2경기만 예매분 3300석이 모두 30분 안에 매진되고 말았다.
현재 팔마체육관의 좌석수는 총 3500석이다. 그중 인터넷 예매분은 3300석이다. 인터넷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경기 당일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 판매분은 비지정석 200석에 불과하다.
지난 13일 흥국생명-IBK기업은행의 개막전은 이날 단 1경기만 열렸는 데도 인터넷 예매분 3300석이 판매 개시 20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 그리고 현장 판매분 200석도 빠르게 동이 났고, 추가로 입석표 295석까지 팔아야 했다. 결국 이날 관중 수는 만원 관중을 초과한 3795명이었다. 집계되지 않은 배구계 관계자, 기자 등을 합치면 4000명이 넘는 인원이 순천 팔마체육관을 가득 채운 것이다.
팬들은 현장 판매분 티켓을 구하기 위해 또는 비지정석의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경기장으로 몰려 왔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성과 탄식을 쏟아내며 명승부를 만끽했다. 이 경기의 TV 중계도 기업 광고가 송출되는 지상파(KBS 2TV)에서 생중계했다.
팬들, 티켓팅 멘붕… “김연경 은퇴까지 직관 못 갈까 무섭다”
▲ 17일 수요일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 ‘온라인 예매창’ (14일 오후 2시 30분 모습) |
ⓒ 인터파크 캡처 |
배구계와 팬들의 상상을 초월한 일은 14일에 일어났다. 이날 오후 2시부터, 평일인 17일 수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 티켓의 온라인 예매가 시작됐다. 기자도 예매 현황을 지켜봤다. 정확히 오후 2시 30분에 예매분 3300석 전 좌석이 ‘매진’ 표시가 떴다. 30분 만에 매진된 것. 그러나 예매를 하는 팬들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티켓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표가 너무 빨리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자배구 팬과 김연경 팬 사이트 등에서 김연경의 인기와 티켓 파워가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팬은 “평일 저녁 경기라 표는 충분히 있을 줄 알고, 직장 이틀 휴가 내고 순천시 숙박 장소까지 잡아 놨는데 너무 슬프다”고 탄식했다. 일부 팬들은 “순천시 평일 경기가 저 정도인데, V리그 때 삼산월드체육관(흥국생명 홈구장) 표는 더 걱정된다”, “열기가 너무 무섭다” 등의 감탄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KOVO컵 대회가 수도권과 너무 멀리 떨어진 지방 도시에서 열리는 데다, 최근 폭우와 폭염이 겹치면서 과연 관중 동원이 되겠느냐는 우려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의 일이다.
이처럼 김연경을 향한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예상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4강 신화를 이끈 주역이자 ‘국민 영웅’이라는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연경이 2년 만에 국내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배구 팬과 대중들은 은퇴 전에 세계 최고 레전드의 경기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3년 전 KOVO컵보다 관중 ‘2배 이상’… ‘평일 경기 매진’도 처음
김연경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 지는 이번 KOVO컵 대회 다른 ‘평일 경기’들의 티켓 예매 현황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격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사실 평일 저녁 경기의 경우 순천시 이외 지역 팬들은 귀가에 큰 어려움이 있다. 특히 수도권 팬들은 대단한 열의가 아니면 직관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온라인 예매의 특성상, 티켓팅에 성공한 팬들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 팬들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3년 전 똑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019 순천 KOVO컵 대회’와 비교하면, 김연경 효과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당시 김연경은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 KOVO컵은 15일까지 3일 동안 4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2019년 KOVO컵 대회 초반 3일보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두 배 이상 폭증했다. 흥국생명 이외의 경기들도 관중 수가 대폭 늘어났다.
또한 2019년 KOVO컵 대회에서 ‘평일 경기 중 관중 수가 가장 많았던 경기’는 2019년 9월 27일 금요일 오후 4시에 펼쳐진 준결승 KGC인삼공사-GS칼텍스전이었다. 관중 수가 1388명이었다. 나머지 평일 경기들은 대부분 1000명 미만이었다. 그만큼 평일 경기는 관중 동원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이번 평일 경기의 만원 관중(3500명)이 실로 대단한 이유이다.
만원 관중과 응원 함성… 예상 뒤엎은 감동 승리 ‘최대 요인’
13일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이 감동적인 승리를 한 것도 평일 경기 매진으로 이어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날 흥국생명은 기존 부상자와 경기 직전 5명의 코로나 확진 선수 발생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때문에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8명에 불과했다. 리베로만 제외하고, 전 포지션이 교체할 선수가 전혀 없는 상태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도 상당수가 부상 재활 중이거나, 볼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세터도 부상 여파로 선수들과 손발을 가장 적게 맞춘 선수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박수연(19·176cm)은 선수가 없어 미들 블로커로 뛰고 있다.
반면, 상대팀인 IBK기업은행은 최근 프토팀 간 연습경기에서 전력이 매우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두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 흥국생명의 완패를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선수들을 펄펄 날게 만든 건, 다름 아닌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였다. 김연경은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 확진 등으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그런데 경기에 들어가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니 확실히 플레이가 잘됐다.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비록 승리는 했지만, 흥국생명은 앞으로도 계속 살얼음판을 걸어야 한다.
V리그 홈구장 7500석도 매진 가능성.. “시즌권 대폭 늘려달라”
이번 KOVO컵에서 증명된 김연경의 엄청난 티켓 파워는 오는 10월 22일 개막하는 V리그 흥행에도 커다란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기세라면,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또는 페퍼저축은행 홈구장인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V리그 역대 최다 관중 기록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산월드체육관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실내 체육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한다. 좌석수만 7500석이고, 입석까지 받을 경우 최대 수용 인원이 9000명이 넘는 초대형 경기장이다. 실제로 2020년 1월 19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의 관중수는 9704명에 달했다. 이는 삼산월드체육관 개장 이래 최다 관중 기록이다.
교통편도 최상이다.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과 바로 연결돼 있고, 서울과도 가깝기 때문에 관중 동원에 매우 유리하다. 김연경 팬과 흥국생명 팬들은 벌써부터 흥국생명 구단을 향해 “시즌권 판매를 대폭 늘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1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순천 KOVO컵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는 KBSN SPORTS가 생중계한다. 이날 동시간대에 열리는 프로야구 키움-KT 경기는 여자배구 경기가 종료된 이후부터 KBSN SPORTS에서 중계한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47&aid=0002363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