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이승훈에 0.002초 뒤진 4위 조이 맨티아 “억울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이승훈에 0.002초 늦게 4위로 골인한 조이 맨티아(미국)가 “파울에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USA 투데이와 뉴욕 타임스는 지난 19일 열린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일어난 피니시라인에서의 접촉상황을 조명했다. 어느 정도 몸싸움이 인정되는게 매스스타트 경기의 특성이지만 결승선에서 발생한 이승훈과 맨티아의 접촉은 메달 색깔을 바꿔놓았다는데 주목했다.
이승훈과 맨티아의 경쟁은 그야말로 초접전이었다. 벨기에의 바트 스윙스가 마지막 16번째 바퀴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하며 가장 먼저 골인했고 이어 정재원과 이승훈, 조이 맨티아가 거의 동시에 피니시라인을 넘었다.
판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윙스(7분47초11), 정재원(7분47초18)에 이어 이승훈과 맨티아(7분48초20)가 동타임을 기록했지만 사진판독 결과 이승훈이 0.002초 빨랐다. 접촉 상황이 반칙으로 판정되면 이승훈이 실격당할 수 있었으나 심판들은 문제가 없었다고 보고 그대로 순위를 공표했다.
맨티아는 결과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내 스케이트날이 먼저 들어가고 있었는데 결과는 달랐다. 결승선 통과 당시 이승훈이 내 팔을 잡는 느낌이 있었고 이를 코치에게 말했다”며 “접전 중이라 그가 고의로 그러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속임수에 당한 느낌”이라며 억울해 했다. 미국 코치진은 리플레이 장면에서 이를 확인하고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시상식으로 이어졌다.
USA 투데이는 “속임수에 당했다”는 맨티아의 말을 기사 제목으로 뽑고 “매스스타트 규정에서 접촉이 허용되긴 하지만 상대선수의 레이스를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페어플레이 조항이 있다”며 톤을 높였다. 반면 뉴욕 타임스는 상황 설명과 맨티아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선에서 그쳤다.
이승훈은 접촉여부에 대한 현지 중계팀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해명했다. “나도 경황이 없어 피니시라인 접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맨티아에게 따라잡혔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내가 몇등인지 알 수 없었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3위로 나왔다”고 밝혔다.
만 36세인 맨티아는 인라인스케이트 선수 출신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팀추월 동메달을 딴 뒤 두 번째 메달에 도전했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팀 동료들은 “이런게 매스스타트”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쇼트트랙처럼 세밀한 비디오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