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썼는데… 갑자기 규정 이유로 착용 막아-아이언맨 헬멧 못쓰게한 IOC
윤성빈(28·강원도청)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아이언맨 헬멧이다. 수퍼 히어로 캐릭터인 아이언맨 팬인 윤성빈은 2013-2014시즌부터 아이언맨이 그려진 헬멧을 경기 때 착용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그 헬멧을 쓰고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평창 대회가 끝난 뒤엔 아이언맨 역을 맡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만났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아이언맨 헬멧이 사라졌다. 윤성빈은 10일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 1·2차 시기에 검은색 밋밋한 헬멧을 쓰고 나왔다. 1·2차 합계 2분02초43으로 25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윤성빈은 “쓰던 걸 못 쓴다고 하니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8년 동안 쓰던 아이언맨 헬멧을 못 써서 어색했다”고 했다. 정승기(23·가톨릭관동대)도 이날 ‘거북선 헬멧’을 준비했지만 착용하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검정 헬멧을 썼다. 정승기는 1·2차 합계 2분02초22로 10위를 했다.
윤성빈이 아이언맨 헬멧을 쓰지 못한 건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규정을 이유로 막았기 때문이다. IOC 규정에는 ‘참가자의 모든 아이템에서 제3자의 어떤 특징적인 표식이 없어야 한다’ ‘어떤 항목도 제품⋅서비스 또는 올림픽 헌장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없다’ 등 내용이 있다. 선수들이 공식 연습을 마쳤을 때 IOC 측이 ‘아이언맨 헬멧이 이에 저촉된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대표팀은 여분으로 챙겨둔 검정 헬멧을 써야 했다.
해당 규정은 평창 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땐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가 공교롭게도 베이징 대회에서 금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표팀 관계자는 “이슈가 커지니 제재가 들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11일 3·4차 시기에 나서는 대표팀은 1·2차에서 중위권에 그쳐 메달을 따내긴 어려워졌다. 윤성빈은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현재 상태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