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의심했다···분데스리가의 전설, 43년 만의 ‘大굴욕’
‘12대0’ 전설의 묀헨글라트바흐가 이번엔 조금 다른 의미로 레전드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5일 독일 보루시아파크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14라운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프라이부르크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득점차가 나왔다. 묀헨글라트바흐가 0대 6으로 대패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분데스리가 사상 최고 득점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구단이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인 1978년 4월 29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무려 12골을 넣어 12대0으로 이긴 적이 있었다.
당시 3만 8000여 명의 관중이 이 충격적인 경기를 지켜봤다. 도르트문트의 오토 레하겔 감독은 이튿날 바로 경질됐다. 골키퍼는 2군으로 방출됐고, 충격에 휩싸인 구단은 모든 선수들에게 벌금까지 물렸다. 훗날 도르트문트 주장 만프레트 벅스뮐러는 이날 밤을 이렇게 기억했다.
“심판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을 때, 우리가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모를 겁니다. 그 ‘재앙’이 끝나고 차를 몰고 에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죠. 같은 지역에 살던 레하겔 감독과 함께였는데, 그때 그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내일이 되면 좋은 감독이 와 있을 것’이라고요. 본인이 어떻게 될지 레하겔 감독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예요.”
도르트문트에 이런 굴욕을 선사했던 묀헨글라트바흐였던 만큼, 이날 패배는 유독 더 참담했을 테다. 심지어 묀헨글라트바흐의 홈 경기였다. 전반 2분과 5분, 막시밀리안 에게슈타인과 케빈 샤데가 각각 골망을 흔든 데 이어 12분, 19분, 25분, 그리고 37분까지, 전반에만 여섯 골이 터져 나왔다.
선수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후반전을 버텨냈고, 충격에 빠진 묀헨글라트바흐 팬들은 하나 둘씩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직전 경기인 지난달 27일 쾰른전에서도 1대 4로 대패한 상황이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올시즌 분데스리가 랭킹 13위에 머물고 있다. 다음 경기는 현지시간 오는 11일 열리는 라이프치히전.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많은 눈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