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피하자” 이란-사우디 ‘의도적 졸전’ 눈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F조의 강자 이란(피파랭킹 32위)과 사우디아라비아(70위)가 최종전에서 모두 상대적으로 약체라 평가받는 미얀마(138위)와 북한(108위)에 발목이 잡혀 그 배경을 두고 관측이 분분하다.
북한 남자축구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20일 오후 F조의 최종전 ‘북한-사우디’ ‘이란-미얀마’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F조는 이란이 1위(승점 4점), 사우디가 2위(승점 4점), 미얀마 3위(승점 1점), 북한(승점 1점)이 4위였다.
조 1위로 올라가면 다른 조 2위와 맞붙는 만큼 유리한 대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F조의 상황은 달랐다.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E조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패해 2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F조 1위를 차지하면 한국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과 사우디는 F조 1위를 피하려 주전을 대거 뺐다. 조 2위로 올라 약체 방글라데시(피파랭킹 194위)를 상대로 16강전을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계산 대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북한에 0-3으로 졌다. 북한은 전반 2분 만에 김영일이 선제골을 터트린 데 이어 전반 22분과 후반 6분 김유성이 연속골을 터뜨렸다. 반면 사우디는 경기 내내 단 1개의 유효 슈팅에 그치며 북한에 맥없이 무너졌다.
이란도 미얀마에 0-2로 패배했다. 미얀마는 후반 12분 아웅린모, 후반 23분 테트포호의 골이 터지며 앞선 두 경기 1무 1패의 부진을 만회했다. 이날 이란 선수들의 움직임은 모래주머니를 찬 듯 느렸다. 초반부터 공을 돌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골키퍼는 골문으로 굴러오는 볼을 지켜보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사우디와 이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승리가 절실했던 북한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과 달리, 사우디와 이란 선수들은 전력 대비 졸전을 펼쳤다. “E조 2위가 유력한 한국을 피하면서 B조 2위 방글라데시를 만나기 위해 졸전을 펼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로써 F조의 네 팀은 모두 나란히 1승 1무 1패로 승점 4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 따라 이란이 +1로 조 1위를 차지했다. 북한과 사우디는 골득실이 0으로 같았지만, 승자승으로 북한이 조 2위가 됐고, 사우디는 조3위로 와일드카드로 16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미얀마는 골득실 -1로 조4위가 됐다.
골 득실에 앞선 이란은 조 1위를 차지해 23일 한국과 맞붙는다. 계획을 실패한 셈이다.
이란은 우리에게 만만한 팀은 아니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아시안게임 전적에서 3승 2무 4패로 열세다. 23세 대표팀 이란전 역대 전적도 9전 3승 2무 4패로 밀리고 있다. 결국 한국도 말레이시아전에서 패한 것이 뼈아프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