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비 3000만원-벨소리 150만원’ 첼시의 살벌한 벌금제도
누구나 ‘지각비’를 내거나 걷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EPL 선수들도 지각비 제도를 통해 벌금을 내고 있다. 첼시의 이야기다.
첼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 레전드 출신 프랭크 램파드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지도자 경험이 적기 때문에 걱정이 뒤따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선수 영입 징계에도 불구하고 첼시는 리그 8승 2무 2패 승점 26점으로 어느새 3위까지 올라섰다. 이에 램파드 감독은 EPL 10월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초보 감독 램파드가 선수 보강 없이 EPL TOP3에 진입한 비결은 무엇일까.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철저한 내부 규율’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램파드 감독은 총 12가지 항목을 직접 만들어 이에 따른 벌금 제도를 시행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2일(현지시간) “램파드 감독이 작성한 벌금 리스트를 입수했다. 이 리스트는 첼시 훈련장 복도에 걸려있었다”면서 한 장의 서류를 공개했다. 서류 하단에는 램파드의 친필 서명과 “2019년 8월 27일”이 적혀 있었다.
얘들아, 오늘 캉테 지각이래!
먼저 가장 센 벌금은 훈련 지각이다. 팀 훈련에 지각할 시 2만 파운드(약 3000만 원)를 내야 한다. 다음은 부상을 제때 알리지 않았을 때다. 훈련 시작 1시간 반 전까지 부상을 보고하지 않으면 1만 파운드(약 1500만 원)의 벌금이 뒤따른다. 꾀병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세세한 항목도 벌금이 세다. ▲5000파운드(약 740만 원): 사전에 감독, 코치에게 알리지 않고 경기 후 따로 이동할 때, 단체 규칙을 거부할 때 ▲2500파운드(약 370만 원): 경기 당일 버스 탑승 지각, 메디컬 치료 시간 지각 ▲1000파운드(약 150만 원): 실내 운동 지각, 경기 당일 혹은 원정 떠날 때 단체복 착용 미준수, 팀 미팅 혹은 팀 식사 도중 휴대폰 벨소리. 여기에 팀 미팅 지각 시 1분당 500파운드(약 75만 원)씩 추가된다.
벌금 납부 기한도 있다. 모든 벌금은 14일 이내에 내야하며 기한을 어길 시 2배로 불어난다. 또한 이렇게 걷은 벌금은 팀 단체 활동에 쓰이거나 자선 재단에 기부된다. 게으른 선수는 본의 아니게 ‘기부천사’가 될 수 있다.
벌금 외에도 눈에 띄는 규칙이 더 있다.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을 훈련에 초대하고 싶으면 최소 24시간 전까지 감독에게 보고해야 한다. 선수의 에이전트 역시 사전 허락 없이 훈련장에 들어올 수 없으며, 훈련장 아침식사는 훈련 시작 1시간 전까지만 제공된다. 끝으로 해외에 갈 일이 있으면 감독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첼시가 ‘잘 되는 집안’으로 거듭난 배경에는 이처럼 살벌한 벌금 제도가 있었다.
벌금 많이 쌓였다. 회식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