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장이 흐뭇” 2루수 떠난 정근우의 마음
이번에는 1루수다. 정근우(36)가 다시 한 번 깜짝 변신을 했다.
정근우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1루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팀 공격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방법이었다. 올 시즌 중반 정근우는 주로 나섰던 2루수 자리를 떠나 좌익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가 1루수로 나선다”라며 “야수의 체력 안배와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야수 출신이라 공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도 보였다.
정근우의 1루수 카드는 기대 이상이었다. 정근우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최주환의 타구를 잡아내면서 팀의 첫 아웃카운트 올렸다. 4회말 김재환이 친 타구에서 2루수 강경학의 송구를 놓치기는 했지만, 주자와 충돌을 막기 위해서 다소 급하게 움직이다가 나온 모습이었다.정근우 1루수 카드는 큰 문제없이 끝났다.
동시에 좌익수로 나선던 백창수는 3안타 4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체력 분배로 1루수 대신 지명타자로 나섰던 이성열도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경기를 마치고 정근우는 “1루수는 처음”이라고 미소를 지으며 “2루수에서 (강)경학이가 잘하고 있어서 어디에서든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2루수 자리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던 만큼,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정근우는 “연습을 하면서 오늘 선발로 나서는 내야수의 공을 받아보면서 공 오는 방향을 파악했다”라며 “3루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타구가 빠르게 오는 만큼,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 내야수라서 부담은 없었다. 연습한다는 느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큰 실수 없이 해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1루수 미트는 구단에서 제공된 것을 사용했다. 정근우는 “급하게 구하느라 구단에서 제공된 것을 사용했다”라며 “아무래도 개인용 미트를 하나 구입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오랜시간 뛰었던 2루수 자리에 미련이 남을 법도 했지만, 정근우는 후배를 위한 박수로 마음을 대신했다. 정근우는 “내가 2루수 자리를 놓는다기 보다는 후배들이 잘하고 잘 지키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그래도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