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노란색!…손흥민, ‘2017년처럼’ A매치 침묵 깰 기회

노란색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2017년 그날처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 와 3월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나흘 전 볼리비아전의 아쉬움은 결정력이었다. 경기를 완벽히 지배하고도, 경기 막판 이청용의 극적골로 간신히 승리를 챙겼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경기력에 대한 칭찬은 했지만,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한 ‘효율성’의 문제를 인정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침묵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끌어올려, 지동원과 투톱으로 세웠지만 그의 갈증을 푸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독일전 이후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손흥민도 “선수로서 창피함을 느낀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는데, 팀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부담감이 상당해 보였다.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느껴졌다. 그러나 부담감과 책임감 모두 에이스의 숙명이고, 스스로 떨쳐내야 할 일이다. 결국 손흥민이 골을 터뜨려야, 자신을 억누르는 모든 걸 날려버릴 수 있다. 

이번 콜롬비아전이 침묵을 깰 또 다른 기회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라다멜 팔카오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있다고는 하지만, 손흥민이 기대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콜롬비아도 노란색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노란색 유니폼의 상대에게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도르트문트, 왓포드, 아포엘, 첼시(원정), 유벤투스(원정) 등이 노랑 킬러의 희생양이 됐다. 

1년 7개월 전 콜롬비아도 손흥민의 희생양이었다. 손흥민은 당시에도 A매치 무득점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8경기 연속 무득점 후 모로코전 페널티킥 골로 겨우 침묵을 깬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란색 콜롬비아를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제대로 날았고, 자신감을 찾았다. 

2017년 11월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손흥민은 “콜롬비아라는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만족할 것 같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골이 터져서 팬들에게 좋은 기운을 줬으면 한다”라고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한편, 손흥민을 막아야 하는 콜롬비아 수비수 예리 미나(에버턴)는 “손흥민은 좋은 선수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주의 깊게 보고 있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