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외면 받는 강정호”…PIT 여론조사의 냉혹한 팬심
강정호(피츠버그)의 시범경기 활약은 약 2년 간의 공백에도 피츠버그 구단이 기대감을 품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공백의 원인을 제공했던 과오에 대해서 피츠버그 팬들은 여전히 냉소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과 관계된 인물들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밥 너팅 회장부터 시작해 클린트 허들 감독, 프란시스코 서벨리, 제임슨 타이욘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상이었다. 강정호 역시 여론 조사 대상이었다.
강정호는 시범경기 시작이 순조롭다.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8일까지 6경기 14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3안타 모두 홈런이었다. 장타력 갈증에 시달리던 피츠버그의 구세주로 등극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비자 획득에 실패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로 지난 2년을 허송세월했던 것을 감안하면 강정호의 활약에 구단은 미소를 감출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피츠버그 팬들은 여전히 강정호를 냉담하게 대하고 있다. 매체는 “강정호는 스프링 트레이닝을 인상적으로 시작했지만, 팬들에게는 여전히 인상적이지 않다”고 운을 떼며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 강정호는 여전히 대부분 버림받은 선수(pariah)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강정호에게 있었던 두 가지 사건을 거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두 시즌 고국에서 있었던 음주운전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또한 사건과 관련해서 책임은 없지만, 2016년 시카고 원정에서 성폭행 혐의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두 사건이 파이어리츠의 팬 층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주 내내 응답자의 37%가 ‘강정호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또 다른 36%는 강정호를 조금 밖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면서 “27%만이 그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활약으로 강정호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매체는 “스프링트레이닝 14타수에서 3홈런을 때려낸 가운데, 이번 주 응답자 가운데 32%가 그의 활약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며 “지난 2월 첫 째 주 여론조사의 23%보다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탁월한 재능으로 공백기를 무색하게 하면서 메이저리그 복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강정호이지만, 피츠버그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