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감독의 전주성 정모는 실현될까?

전북 현대의 조세 모라이스 신임 감독은 무리뉴 사단의 일원이었다. 같은 포르투갈 출신으로 인터 밀란 시절부터 레알 마드리드, 첼시로 이어지는 총 6년 간 무리뉴 감독의 전술분석 코치로 동행했다. 중간에 사우디 아라비아 알 샤밥의 감독으로 부임하느라 떠났지만 이후 다시 첼시 코칭스태프에 합류시킬 정도로 무리뉴 감독의 신뢰가 각별했다.

누군가의 코치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건 감독으로서 역량을 증명해야 하지만, 모라이스 감독은 ‘무리뉴의 오른팔’이라는 역사를 여전히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그는 전북에서의 목표로 트레블을 언급했다. 인터 밀란 시절 무리뉴 감독을 도와 트레블을 달성했던 경험을 되살린 것이다.

무리뉴 감독과의 인맥도 여러모로 강조된다. 모라이스 감독이 전북으로 부임하는 것이 확정된 뒤 무리뉴 감독은 직접 축하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포르투갈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서 무리뉴 감독은 당시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인사를 보내 화제가 됐다.

무리뉴 감독은 영상에서 “모라이스, 마이 브라더(나의 형제여). 나는 네가 최고가 되길 기원한다.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챔피언이 될 것이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아시아 최고 클럽에서 성공할 것이다. 우승 세리머니에 나를 초대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모라이스 감독은 무리뉴 감독이 보낸 축하 메시지를 얘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들어오기 전까지 문자를 주고받았다. 축하한다며 전북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한 뒤 “기회가 된다면 전북의 경기를 직접 보러 오겠다고 했다”는 둘 사이의 약속도 소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팬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성적 부진과 선수단 장악 실패로 물러났지만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지도자다. 지난 10년 간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함께 최고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했다. ‘스페셜 원’이라는 별명은 고유명사가 됐다. 그런 무리뉴 감독이 K리그 경기를 찾는다는 건 대단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

과거 무리뉴 감독은 첼시 1기 시절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메인 스폰서였던 삼성전자의 주선으로 수원 삼성과 친선전을 치르기 위한 방문이었다. 약속대로 전북의 홈 경기를 위해 전주로 온다면 그의 두번째 방한이자, 개인적인 목적으로의 첫 방문이 된다.

긴 시간 함께 한 동료에게 보내는 립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지만, 무리뉴 감독이 연거푸 축하 메시지와 전주 방문 의지를 밝힌 것은 그만큼 모라이스 감독과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준다. 팬들이 기대하는 두 조세(Jose)의 ‘전주성 정모’는 모라이스 감독의 성공에 대한 의욕을 더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