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은 시간과의 싸움, 크로아티아 -90분·프랑스 +24시간
월드컵 결승에 선착한 프랑스는 내심 크로아티아가 올라오길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토너먼트를 거치면서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소비한 팀이 크로아티아다. 크로아티아는 16강 덴마크전, 8강 러시아전에서 모두 연장 승부를 했다. 12일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도 연장전을 치렀다. 16강부터 준결승까지 모두 정규시간 내에 경기를 끝낸 프랑스보다 90분(연장 30분씩 3회), 그러니까 1경기를 더 뛰었다. 주축 미드필더인 루카 모드리치(레알마드리드)는 잉글랜드전에서 12km 이상을 뛰었다. 핵심 수비형 미드필더인 마르셀로 브로조비치(인터밀란)의 뛴 거리는 16km가 넘는다. 폴 포그바(맨유) 은골로 캉테(첼시) 블레이즈 마투이디(유벤투스)는 정신력만으로 상대하기엔 쟁쟁해 보이는 이름들이다.
심지어 프랑스는 벨기에와 준결승전을 하루 전인 11일에 치렀다. 한국시각 15일 자정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앞두고 하루 더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평균 연령도 26.1세로 상대보다 세 살 가량 어린 프랑스가 체력전으로 끌고 갈 경우 크로아티아가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전혀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볼 때도 크로아티아 쪽이 더 수월하다고 여겼을 수 있다. 잉글랜드는 사실상의 5백을 기반으로 지키는 축구를 하면서 세트피스로 득점을 노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를 다수 보유한 크로아티아는 보다 공격적이다. 전 프랑스 대표 미드필더 요안 미쿠는 공간이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크로아티아가 더 나은 상대일 수 있다고, 프랑스 스포츠 신문 ‘레키프’를 통해 말했다. 공간은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가 아마도 가장 사랑하는 단어일 것이다.
프랑스는 결승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수비적인 우루과이, 공격적인 벨기에를 모두 경험했다. 결승을 앞둔 팀에는 크나큰 자산이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한 만큼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큰 폭의 변화를 주기보다는 잘해온 것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은골로 캉테(첼시)에겐 모드리치 봉쇄 임무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