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도둑…레스터 구단주 추모 유니폼 ‘슬쩍’


헬기 추락 사고로 레스터시티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 포함 5명이 숨지는 비극 가운데, 무자비한 도둑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차이 구단주를 추모하기 위한 레스터 시티 유니폼이 사라진 것이다.

레스터시티는 지난달 29일(이하 한국 시간) 헬기 사고로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구단주 포함 5명이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28일 웨스트햄전을 관전하기 위해 비차이 구단주는 홈구장 킹파워 스타디움을 찾았다. 사고는 경기 이후 발생했다. 비차이 구단주 소유 헬기가 추락했고, 비차이 구단주가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스터 구단은 사고 하루 뒤 성명문으로 비차이 구단주 탑승과 함께, 헬기에 있었던 조종사 2명 등 5명이 모두 숨졌다고 밝혔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당초 탑승자로 알려졌던 비차이 구단주의 딸은 헬기에 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레스터시티는 물론 축구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킹파워 스타디움은 추모를 위한 꽃들로 둘러 쌓였고, 프리미어리그 각 구단들은 조의를 표했다. 추모식에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레스터시티 감독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한 도둑질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태국 대사관에서 벌어졌다. 1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더 선, 미러, 레스터셔 라이브 등에 따르면 태국인 비차이 구단주를 기리는 추모 유니폼과 쪽지는 3시간여 동안 대사관 입구에 비치돼 있었다.

쪽지에는 “비차이, 편히 잠들길. 당신은 모든 레스터 팬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한 서포터의 자필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오래 보관되지 못했다.

대사관 입구를 찾은 한 남성이 한동안 어슬렁거리다 결국 셔츠를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더 선은 CCTV 화면을 전하며 ‘가장 역겨운 장면이다. 비정한 도둑’이라 했다. 영국 미러 역시 해당 장면을 보도하며 ‘소름끼친다’고 했다.

구단주를 잃은 슬픔 속 레스터 시티는 오는 4일 경기를 치른다. 카디프 원정 경기다. 연기된 사우샘프턴과 리그컵(카라바오컵) 경기는 28일로 일정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