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의 꿈’ 접은 잉글랜드, “그래도 자랑스럽다”…왕실도 격려
잉글랜드가 52년만의 월드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축구가 집에 돌아온다(Football is coming home)’며 기대감에 부풀었던 잉글랜드의 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로즈니키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8러시아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경기 초반 키어런 트리피어가 이반 페리시치에게 만회골, 연장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역전골을 기록하며 준결승 드라마가 연출됐다.
잉글랜드는 지난 1966년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한 번도 우승컵을 품에 안지 못했다. 때문에 기대감은 컸다. 경기 전 런던에서 개최된 왕립공군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전투기들이 ‘FOOTBALL IS COMING HOME’이라는 글자 모양의 편대 비행을 할 정도로 기대감이 컸다. 가레스 사우스 게이트 감독의 패션이 선풍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만큼 실망과 아픔도 컸다. 주장 해리 케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음이 아프다. 이 아픔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는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언론과 여론이 너무 빨리 김칫국을 마셨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격려와 찬사로 이어졌다. 잉글랜드 주장 출신의 웨인 루니는”실망스럽지만, 모두가 잘 싸웠다. 선수들이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줬다. 고개를 들기 바란다. 앞으로 더욱 큰 미래를 가진 위대한 젊은 팀이었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부분 현지 언론들도 비난 보다 격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BC’의 해설자로 나선 게리 리네커 역시 “실망스럽지만, 어린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냈다.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더욱 좋아진 모습만을 보여줄 것이다. 온 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했다.
영국 왕실도 격려하고 나섰다. 축구협회장이기도 한 윌리엄 왕자는 왕실 SNS를 통해 “얼마나 실망스러움을 느끼고 있을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팀 모두가 자랑스럽다. 고개를 들어도 된다. 월드컵에서 믿기지 않은 활약으로 역사를 만들었다”며 “팬들에게 믿음을 줬다. 앞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가디언’, ‘타임즈’, ‘BBC’등 대부분의 현지 주요 매체들은 1면에 잉글랜드의 패배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했다. 하지만 후속 기사를 통해 잉글랜드가 이번 월드컵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더욱 기대감을 갖는 팀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