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 골’ 로이스 있으매 공격수 없이도 이긴다
도르트문트, 라이프치히전 4-1 대역전승. 로이스, 2골에 관여. 로이스,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100호 골(234경기 100골 62도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정통파 공격수 없이도 에이스 마르코 로이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도르트문트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 홈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18/19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BVB는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1월 이적 시장에서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아스널로 이적한 데 이어 첼시에서 임대 영입한 미키 바추아이까지 복귀하면서 정통파 공격수 없이 개막전에 나서야 했다. 이에 루시앵 파브르 도르트문트 신임 감독은 측면 공격수 막시밀리안 필립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웠고, 주장 로이스와 신성 크리스티안 풀리식을 좌우 측면 공격수로 배치하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도르트문트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라이프치히에게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혼전 상황에서 라이프치히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를 밀어넣었고, 이를 투톱 파트너로 선발 출전한 장-케빈 오귀스탱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도르트문트는 20분경까지 이렇다할 공격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오귀스탱의 스피드를 살린 라이프치히의 공격에 고전하는 인상이 역력했다.
도르트문트는 20분경, 로이스의 전진 패스를 받은 미드필더 토마스 델라이니가 각도 없는 곳에서 과감한 슈팅을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 슈팅을 기점으로 흐름을 가져온 도르트문트는 1분 뒤, 왼쪽 측면 수비수 마르첼 슈멜처의 크로스를 미드필더 마후무드 다후드가 헤딩으로 꽂아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서 도르트문트는 39분경 라이프치히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첼 자비처의 자책골 덕에 역전에 성공했다. 로이스의 프리킥을 자비처가 점프해서 저지하려다 머리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된 것. 다소 행운이 따랐으나 로이스의 날카로운 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골이었다(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 기준 도움).
기세가 오른 도르트문트는 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골을 추가했다. 풀리식의 코너킥을 델라이니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를 상대 골키퍼가 손끝으로 선방한 걸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수비형 미드필더 악셀 비첼이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전반전을 3-1로 마무리했다.
다급해진 라이프치히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자책골을 허용한 자비처를 빼고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이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수문장 로만 뷔어키가 후반 5분경 라이프치히 오른쪽 측면 수비수 루카스 클로스터만의 골과 다름 없는 논스톱 발리 슈팅(베르너 크로스)을 선방했고, 후반 39분경에도 베르너의 슈팅을 막아냈다.
이렇듯 라이프치히의 공세를 영리하게 저지한 도르트문트는 경기 종료 직전 로이스가 골을 성공시키며 4-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4-1 대승에도 도르트문트는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이번 시즌 원톱 공격수로 낙점 받은 필립은 슈팅 한 번 시도해보지 못한 채 도르트문트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먼저(후반 24분)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볼 터치는 20회에 불과할 정도로 철저히 고립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필립이 원톱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도르트문트는 시즌 내내 고전할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는 에이스 로이스가 있으매 정통파 공격수 없이도 승리할 수 있었다. 그는 자비처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역전골을 이끌어냈고,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키패스 3회를 기록했다. 게다가 필립이 측면 공격수 마리우스 볼프로 교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최전방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한 그는 골까지 넣으며 원톱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미 로이스는 도르트문트가 현재 쓰고 있는 4-3-3 포메이션과는 달리 투톱 전술(4-4-2)에서였으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시절 파브르 감독 하에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
무엇보다도 로이스는 이 골 덕에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100호 골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상당히 의미가 있는 골을 2018/19 시즌 개막전에서 넣은 셈이다.
2009/10 시즌, 분데스리가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로이스는 묀헨글라드바흐 소속으로 8골 4도움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2010/11 시즌엔 10골 9도움과 함께 첫 두 자릿 수 골 고지를 점령했다. 2011/12 시즌엔 무려 18골 11도움을 기록하며 독일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2012년 여름,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그는 2012/13 시즌 14골 9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2013/14 시즌에도 16골 14도움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4/15 시즌을 기점으로 그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4시즌 도합 분데스리가 74경기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시즌 평균 18.5경기). 하지만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그는 33골 14도움을 올리며 뛰어난 득점 생산성을 자랑했다.
이번 시즌 그는 슈멜처의 뒤를 이어 도르트문트 정식 주장으로 부임했다. 한층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로이스가 있다면 도르트문트는 그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오직 부상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