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언급’ 류현진, 선배 박찬호 길 걸을까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다저스)의 차기 행선지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텍사스 레인저스가 거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30일(한국시각) 30개 구단이 FA시장에서 노릴만한 자원들을 분석한 칼럼을 게재하며 텍사스가 주목할 만한 FA 자원으로 류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MLB닷컴은 “마이크 마이너를 제외하면 텍사스 선발진에 의문부호가 달린다”며 류현진, 네이선 이볼디(보스턴), 지오 곤잘레스(밀워키) 등이 유력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류현진이 다저스에 잔류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다저스는 내년 시즌 옵트 아웃을 선언할 권리가 있는 커쇼가 떠나더라도 워커 뷸러, 리치 힐, 마에다 겐타, 알렉스 우드, 훌리오 유리아스, 로스 스트리플링 등 선발 자원이 차고 넘친다. 조건이 맞지 않다면 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타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투수 친화적인 다저 스타디움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이라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펼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LA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적응하기가 수월하고, 아메리칸리그처럼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들에게는 좀 더 유리한 환경이다.

그렇다고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헐값에 류현진이 다저스와 도장을 찍게 할 인물은 아니다. 이 경우 타 구단 이적이 불가피하다.

류현진에 관심을 보일만한 팀으로 언급된 텍사스는 추신수의 소속팀이기도 하나 한국 선수들과의 궁합이 좋은 편은 못된다.

1990년대 후반 LA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찬호는 2002시즌을 앞두고 당시 텍사스와 대형계약을 맺었다. ⓒ 게티이미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대표적이다.

1990년대 후반 LA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찬호는 2002시즌을 앞두고 당시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 당시 에이스 급에 해당하는 대형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적 첫 시즌 9승 8패, 평균자책점 5.75로 주춤하더니 4시즌 동안 68경기에 선발로 나서 22승 23패, 평균자책점 5.79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10승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단 한 시즌도 없었고, 빈번한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도 못했다. 결국 박찬호는 지난 2015년 텍사스 지역지가 선정한 ‘역대 최악의 자유계약선수(FA)’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박찬호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LA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2012시즌에는 한화 이글스에서 1년간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적을 고려한다면 돈도 중요하겠지만 그 대상이 텍사스라면 선배의 실패 사례를 류현진은 한번 쯤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