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효슈팅 단 1개가 골…레알, 챔스 14번째 정상
0-0으로 맞선 후반 14분.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페데리코 발베르데(우루과이)가 리버풀 진영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리버풀 수비진의 시선은 쇄도하던 레알의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프랑스)에게 쏠렸다. 벤제마가 멈춰 서며 반대편으로 흘려준 볼은 상대 수비진의 배후를 파고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를 향했다. 넘어지며 논스톱 오른발 슈팅, 그리고 골이 터졌다.
전·후반 90분 동안 레알 마드리드가 시도한 슈팅은 세 번. 그중 골대 안쪽으로 볼을 보낸 단 하나의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며 승부를 갈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통산 14번째 ‘빅 이어(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별칭)’를 품에 안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비니시우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리버풀을 1-0으로 물리쳤다. 2018년 리버풀을 3-1로 꺾고 우승한 데 이어 4년 만에 또다시 승리하며 유럽 클럽 축구 왕좌를 탈환했다. 통산 우승 횟수에서도 AC밀란(이탈리아·7회), 리버풀(6회)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경기 흐름은 리버풀이 우세했다. 볼 점유율은 정확히 50(%)-50(%)이었지만, 슈팅 수(23-3), 유효슈팅 수(9-1), 공격 횟수(73-23) 등 전반적인 지표에서 리버풀이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레알 마드리드 우승의 일등공신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벨기에)였다. 올 시즌 손흥민과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23골)에 오른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를 비롯해 리버풀 선수들의 날카로운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리버풀은 23개의 슈팅 중 9개를 골대 안쪽으로 보냈지만, 쿠르투아의 신들린 듯한 선방 쇼 앞에 무너졌다. 쿠르투아는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키퍼가 MVP를 받은 건 지난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끈 에드빈 판데르사르(네덜란드) 이후 14년 만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전까지 올라간 과정도 드라마였다. 16강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만나 1차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먼저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벤제마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스코어를 뒤집었다. 8강에선 첼시(잉글랜드)에 역전패를 당할 뻔했지만, 후반 막판 동점포를 터뜨려 연장으로 끌고 간 뒤 역전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4강전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에서 3-4로 진 데 이어 2차전에서도 먼저 점수를 내줘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2골을 몰아친 호드리구의 맹활약으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 벤제마의 추가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도 레알의 ‘우승 DNA’를 인정했다. 클롭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팀”이라면서 “우리는 더 많은 슈팅과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은 레알의 몫이었다. 가혹하지만 존중해야 할 결과”라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 안첼로티 감독은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다시 입증했다.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에서 두 차례(2003·07) 유럽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레알 마드리드에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유럽 축구 역사를 통틀어 최초로 챔피언스리그를 4차례 제패한 지도자가 됐다. 선수 시절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거둔 우승 이력(1989·90)까지 더하면 총 6차례 정상에 올랐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25&aid=0003198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