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난장판이었던 UCL 결승전…최루가스 대응 두고 갑론을박
유럽 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의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앞두고 빚어진 소란이 29일(현지시간) 정치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이 전날 오후 프랑스 수도 파리 외곽 생드니에 있는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경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수많은 팬이 모여 경기장 앞은 도떼기시장으로 변했고, 이를 정리하느라 경기는 30분 넘게 지연됐다.
프랑스 경찰과 주최 측은 입장권이 없어 담을 넘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팬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여야 했고, 최루가스를 분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105명을 체포했다고 내무부가 밝혔다.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짜 입장권을 가져온 팬들로 인해 스타드 드 프랑스 입장에 차질이 빚어졌고, 정작 진짜 입장권을 가진 팬들이 경기장 안에 들어가지 못해 경기 전반전을 놓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UEFA는 결승전을 제때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가짜 입장권을 가지고 온 일부 팬들 때문이라고 발표했으며, 리버풀 측은 팬들이 당한 처우에 매우 실망했다며 진상 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랑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폭력 사태를 비방했고,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스포츠부 장관은 영국 팬들이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경기장에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음 달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창당한 르네상스(구 전진하는공화국)와 대결을 준비하는 야권에서는 프랑스 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여당에 맞서 좌파 연합을 이끄는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BFM 방송에 출연해 “경찰 전략이 완전히 실패했다”며 경찰이 팬들을 다룬 방식은 프랑스에서 시위대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그대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대통령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 투표에서 맞붙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도 RTL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상황을 나쁘게 만들지 않고서는 주요 행사를 더는 개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결승에서 패배한 리버풀 일부 선수들과 팬들은 물론 영국 정치인들도 프랑스 당국의 대응에 불만을 품었다.
리버풀 수비수 앤드루 로버트슨은 “우리 가족 대부분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프랑스 경찰이 팬과 가족들에게 최루가스를 쏘기로 한 것은 제대로 된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브랜던 루이스 영국 북아일랜드부 장관은 스카이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팬들이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과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다뤄진 것 모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노동당 소속으로 리버풀을 대표하는 이안 번 의원은 “내 인생에서 최악의 경험 중 하나였다”며 “끔찍한 보안과 조직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리버풀을 관할하며 이번 경기에 인력을 파견한 머지사이드 주 경찰은 트위터에 “충격적인 상황이 빚어진 개찰구 앞에서 팬들이 보여준 행동은 모범적이었다”고 팬들을 두둔했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01&aid=0013213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