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간 히딩크, 내년 3월 한국과 붙을 수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중국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한국과 맞대결 여부가 자연스럽게 화제로 떠올랐다. 이르면 내년 3월에 격돌할 가능성도 생겼다.

히딩크 감독은 중국 윈난성에서 열린 중국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을 직접 봤다. 이어 네덜란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올해 72살인 그는 2016년 5월 잉글랜드 첼시 감독직을 끝으로 2년간 지도자 공백기에 접어들었다. 히딩크 스스로도 “은퇴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좋은 자리가 생겼다”며 중국 올림픽대표팀이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계기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의 목표는 2020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3세 이하(U-23) 아시아선수권 3위 이내에 들어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중국 축구의 올림픽 자력 진출을 이끄는 것이다.

히딩크가 중국에 부임하면서 2002년 4강 신화를 함께 일궈냈던 한국과의 맞대결 여부도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르면 내년 3월에 열릴 수도 있다. U-23 아시아선수권 예선이 내년 3월18~26일 열리는데 한국과 중국의 시드배정이 달라 한 조 편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FC는 이 대회 예선 때 동아시아 5개조와 서아시아 5개조 등 총 10개조를 만든 뒤 각 조 1위 10개국,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5개국 등 총 15개국이 2020년 초 태국에서 벌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받는다. AFC는 전 대회인 2018년 U-23 아시아선수권 성적에 따라 예선 시드배정을 한다. 동아시아에선 베트남과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북한이 톱시드에 가고, 중국 호주 태국 미얀마 홍콩 등이 다음 시드를 받게 된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입장에선 중국과 호주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한·중전이 예선에서 성사되면 히딩크 감독의 존재로 인해 큰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난 6일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 때 “중국이 히딩크 감독을 데려왔다”며 대륙의 ‘통 큰 투자’를 경계했다. 히딩크 감독 역시 목표는 2020년 7월 도쿄 올림픽이지만 한 계단씩 오르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2019년 3월 예선이 치러진다. 거기서 (중국이)떨어지면 계약은 끝난다”며 내년 봄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같은 조가 되면 U-23 아시아선수권 예선이 뜨거운 열기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