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강정호 처벌수위…KBO 마음대로(?)” 명문화된 규정 없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31)가 2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한다고 한다. 29일 신니내티 레즈와의 경기 때 합류한다는 공식 발표도 있었다.
그럼 강정호가 내년 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뛸까.아직은 모른다. 강정호는 2015년 피츠버그 입단 당시 4+1년 계약을 했다. 따라서 피츠버그는 내년 시즌 강정호와의 계약 1년 연장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구단이 계약 연장을 포기하면 강정호는 25만 달러(2억8000만원)를 받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그런 강정호가 국내로 복귀한다면 KBO리그에서 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KBO 상벌위원회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런데 명문화된 처벌 수위조차 없다고 한다. 전례에 따른다는 원칙만 존재하고 있다.
예를 한 번 보자. LG 트윈스 투수 윤지웅(30)은 지난해 7월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 아파트단지 뒷길에서 술에 취한 채 벤츠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51%였다. 이에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72경기 출장 정지와 유소년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가했다. 물론 이것 또한 전례에 따른 제재이지 명문화된 근거는 없었다.
음주운전 자체가 품위손상행위로 규정된 게 얼마되지 않는다. 2017년 1월 17일이다. KBO 총재가 품위손상행위를 인지하거나 신고 및 확인 과정에서 해당직무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제재가 결정될 때까지 즉시 참가활동(직무)을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만 추가했다. 여기에도 처벌 수위는 정해져 있지 않다.
강정호는 윤지웅의 케이스보다 사건이 더 중대하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 시내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강남구 삼성역 4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도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까지 넘겨졌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2009년 8월, 2011년 5월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던 강정호는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 취소 처분까지 받았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라고들 한다. 그런 강정호가 KBO 그라운드에 뛸 수 있을까. 국내에서 뛰려면 상벌위원회에 징계를 먼저 받아야 한다. 가중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명문화된 규정조차 없다.
처벌 수위조차 명문화된 규정이 없는 KBO에게 강정호의 복귀 문제를 맡겨야 하는지 의문이다. 조그마한 중소기업도 사규가 있고 사규엔 처벌 수위가 정해져 있다. 중소기업만도 못한 KBO다.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백날 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벌제도의 가이드라인을 먼저 만드는 게 필요하다. 실천보다 말이 앞서는 KBO의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