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WBC가 진짜 월드시리즈” 한국 조기탈락했지만 WBC는 대흥행 중
매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릴 때마다 ‘의미 없는 대회’라는 비판 혹은 비아냥이 나온다. 최고의 선수들은 이미 메이저리그에 모두 모여있고,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WBC에 불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WBC의 위상은 대회가 치러질 수록 높아지고 있다.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이번 대회 1라운드 40경기 총 관중은 101만999명으로 집계됐다. 대회 출범 후 처음으로 조별라운드 관중 100만명을 넘었다. 참가국이 늘어난 영향이 있지만, 경기당 관중도 2만5275명으로 종전 2만402명 기록을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부상을 우려해 WBC에서는 몸을 사린다는 편견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는 8강 이탈리아전에서 매번 공을 던질 때마다 ‘악’하는 기합을 냈다. 시즌 때도 나오지 않은 직구 최고구속 164㎞가 나왔다. 다이빙 캐치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도 예사로 나온다.
도미니카공화국 단장 겸 선수로 대회에 참가한 넬슨 크루스는 ‘라 비다 베이스볼’ 인터뷰에서 “국가를 하는 모든 일은 더 큰 의미가 있다”며 “WBC야 말로 진짜 월드시리즈”라고 말했다. 멕시코 외야수 랜디 아로자레나는 8강 푸에르토리코전에서 팀을 구한 자신의 결정적인 수비에 대해 “월드시리즈에서 친 내 어떤 홈런보다도 낫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팀 주장 마이크 트라우트는 디어슬레틱 인터뷰에서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푸에리토리코 대표팀 에드윈 디아스가 조별라운드 마지막 경기 승리 후 세레머니를 하다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하면서 WBC에 대한 우려가 새삼 나오지만 반박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같은 푸에르토리코 대표이면서 디아스의 뉴욕메츠 동료이기도 한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메츠팬들이 얼마나 상처받았을지 이해한다”면서도 “나라를 대표하는 건 모든 푸에르토리코 선수의 꿈이다. 푸에르토리코 뿐 아니라 WBC에 나선 모든 선수들이 이곳이 있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느낀다”고 말했다. 디어슬레틱의 브리타니 지롤리는 칼럼에서 “디아스의 부상은 끔찍하지만, WBC를 탓해서는 안된다”며 “LA다저스 유격수 개빈 럭스는 시범경기에서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지만, 그 누구도 시범경기를 폐지하라고 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물론 WBC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미국의 닉 마르티네스는 19일 대표팀을 떠나 소속팀 샌디에이고로 복귀했다. 남은 일정상 더이상 대표팀에서 선발투수로 뛸 수 없게 되자, 팀으로 돌아가 시즌 준비를 하기로 했다. WBC 참가를 최고의 영예로 느끼는 선수들 만큼, 정규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많다.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코빈 번스 등 빅리그 최고의 투수들이 시즌에 집중하겠다며 대회 참가를 거부했다. 월드컵 우승을 평생의 목표로 여기는 축구에 비하면 온도차가 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 많은 선수들을 끌어들기이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은 전력투구가 부담스럽다”며 미국 대표팀 승선을 고사했던 슈어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WBC를 메이저리그 전반기 종료 후, 올스타 휴식기간에 치르자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144&aid=0000874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