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사람이 없다…‘일시적 감소’일까 ‘마지막 경고’일까
야구장이 썰렁하다.
폭염이 물러가고 야구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텅 빈 자리가 확연히 눈에 띈다. KBO리그가 급격한 관중 감소로 위기를 맞았다. 과거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일정 기간 관객이 줄어든 바 있어 기우일 수도 있지만 최근 일련의 논란으로 인해 팬심이 떠났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어 추세를 예의 주시하게 된다.
야구장의 열기를 찾아볼 수 없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4일부터 14일까지 열린 48경기에서 평균 관중 8445명을 기록했다. 이는 휴식기 이전인 1만1278명보다 25.1% 감소한 추세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병역 혜택과 관련한 논란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 받고 있다.
지난 12일 정운찬 KBO 총재는 “2014년 아시안게임 이전 525경기에서 평균시청률이 0.93%였고 이후 52경기에서 0.69%였다. 0.24% 감소했다”고 시청률을 예로 들며 이번 상황에서의 특별한 일이 아님을 밝혔다. 이어 “평균관중도 2014년 대회 전 525경기에서 1만1536명이었고 이후 52경기에서는 8896명이었다. 22.9%가 줄었다”고 전했다.
병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끌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나지완(33·KIA)이 구설수에 올랐다. 나지완은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타율 0.321로 활약상을 보였기에 승선 자격은 충분했다. 하지만 금메달 획득 후 부상을 숨겼던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교체 출전으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기 때문에 병역 혜택을 노린 출전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 때의 도돌이표라는 의미일까.
올해 KBO리그는 다사다난하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인 넥센 이장석 전 대표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5월에는 넥센의 주전 포수와 마무리투수인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법정 공방 중이다. 또 지난 시즌 윤석민과 강윤구를 각각 KT와 NC에 내준 조건으로 넥센이 5억과 1억씩 이면계약서를 꾸민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요즘 야구장 관중석은 병역 논란뿐만 아니라 각종 사건 사고로 인기가 급감할 수 있다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기를 바래야겠지만 위기감을 느껴야한다. 한 순간에 야구장 관중석에서 자전거 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