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너무 많이 잃은 한국 야구…일본전 선발 투수 걱정

한국 야구 침울 그 자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6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 2018.8.26

한국 야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대만에 패해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잃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6일 대만 실업 야구 투수들을 전혀 공략하지 못해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안았다.

대표팀은 가장 먼저 야구팬들의 신뢰를 크게 저버렸다.

병역 미필자를 위한 선수 선발이라는 가뜩이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와중에 대표팀은 분위기를 바꿀 화끈한 승리 대신 어처구니없는 참패로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 일본, 대만 세 나라가 경쟁하는 국제대회 아시아예선전 또는 아시아 1라운드에서 우리나라는 대만과 첫 경기에서 자주 맞붙었다.

우리의 절반도 안 되는 팀으로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대만에 이기면 본전, 지면 큰 망신을 당했다.

특히 팬들의 비웃음은 극에 달했다.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대만전 참패가 그 사례다.

게다가 한국 야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첫 경기에서 이겨야 탄력을 받아 승승장구하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겪었다.

어느 팀이 됐든 첫 경기에서 패하면 이후 경기에서 고전했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채 대회를 조기에 마감하곤 했다. 2013년 네덜란드에 패해 1라운드에서 탈락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그 예다.

그래서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대만과의 1차전을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대비했다. 지면 그 후폭풍이 엄청나다는 걸 잘 알아서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한국 야구는 프로도 아닌 대만 실업 야구 투수들의 완급 조절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인도네시아, 홍콩 등 남은 B조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대승해봤자 대만전 충격 패의 악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다.

B조 1위를 사실상 대만에 빼앗기고 2조가 유력해짐에 따라 한국은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면 모든 경기를 낮에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슈퍼라운드에는 A조의 일본과 중국, B조의 대만과 우리나라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가 조 2위가 되면 30일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오후 2시(현지시간 낮 12시)에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A조 2위 팀과 대결하는 슈퍼라운드 2차전도 31일 같은 시간에 열린다. 부담스러운 낮 경기도 대만전 패배로 선수들이 자초한 일이다.

당장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과의 경기에 나설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걱정이다.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오르는 대회 특성상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A조 두 팀에 전승해야 결승 진출을 바라본다.

일본에 패하면 사실상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리기에 이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다.

대만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이 슈퍼라운드 1차전에 또 나설 순 없기에 최원태(넥센 히어로주)를 필두로 영건들의 ‘물량공세’로 일본을 넘어야 한다.

결승에 진출하면 양현종이 닷새를 쉬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