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에 인성까지’ 스털링, 백혈병으로 세상 떠난 소년 위해 세리머니

실력에 인성까지 갖췄다. 체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라힘 스털링이 최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크리스탈 팰리스 유스 선수를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잉글랜드는 23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유로 2020 A조 예선 1차전 경기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A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스털링이었다. 케인, 산초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한 스털링은 전반 24분 산초가 넘겨준 공을 그대로 골문으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기록했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문전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에 일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7분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흐른 공을 깔끔하게 골로 마무리했고, 후반 23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체코의 골망을 가르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25분 교체 아웃되자, 웸블리에 모인 잉글랜드 팬들은 스털링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실력만이 아니었다. 스털링은 특별한 세리머니도 펼쳤다.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한 직후 유니폼을 들어 올려 특별히 준비한 티셔츠를 펼쳐보이면서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킨 것이다. 스털링이 준비한 티셔츠에는 ‘다마리 도킨스, 편안하게 잠들길’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 소년과 함께 찍은 사진이 프린팅돼 있었다.

다마리 도킨스는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의 유스 선수로, 백혈병 투병 끝에 지난 17일 1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스털링은 이전부터 자신의 SNS 계정에 줄기세포 기증자를 찾는다는 글을 올리는 등 도킨스의 쾌유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기증자를 찾았고 두 차례의 이식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도킨스는 모두의 바람대로 백혈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스털링은 경기 종료 후 ‘ITV’와의 인터뷰에서 “도킨스는 내가 도우려고 노력했던 소년”이라면서 “노력 끝에 기증자를 찾았지만 불행하게도 도킨스와 일치하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미소를 주고 싶었다”며 세리머니를 준비하기로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스털링은 경기를 마친 뒤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의미로 굉장히 특별함 밤이다”라고 운을 떼면서 “다마리 도킨스, 너는 비록 떠났지만 우리는 너를 절대 잊지 못할 거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