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단호했다 “이강인, 이렇게 놓쳐버리면 아깝잖나”

“제가 첫날 얘기했잖아요”. 손흥민의 어조는 격앙돼 있었다. 간곡히 부탁하는 뉘앙스도 섞여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볼리비아를 상대했다. 0의 균형은 종료 직전 깼다. 교체 투입된 이청용이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머리로 강하게 마무리했다. 

한국축구는 변화 흐름 속에 있다. 기성용, 구자철이 동시에 은퇴하면서 본의 아니게 격동의 시기를 맞게 됐다. 이제는 손흥민을 필두로 새로운 체제도 꾸려야 한다. 3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를 맞아 이강인 등을 불러들인 것도 그러한 맥락. 하지만 볼리비아전에서는 아쉽게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몸을 푸는 데 그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이에 복잡한 심정을 표했다. 안타까워하면서, 조심스러워하면서 할 말은 다 했다. 우리 모두가 한국축구의 자산인 어린 선수들을 아껴야 한다는 얘기였다. 손흥민은 “대표팀 차원에서 이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라면서 “아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기를 지켜봤으면 더 욕심이 생겼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또, “제가 처음에 얘기했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인 손흥민은 “저도 이런 말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다. 저희 모두가 한국 축구팬이다. 이런 선수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렇게 놓쳐버리기엔 아깝지 않나. 강인 선수도 욕심 갖되 급할 필요가 없다. 같이 훈련을 해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진심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