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현장] 아부다비에 울려 퍼진 “대한민국~!”, ’54명’ 원정대의 힘

아부다비의 한복판에 “대한민국~!” 구호가 울려 퍼졌다. 브라질전을 관전하기 위해 한국에서 온 54명 원정대는 벤투호에게 큰 힘이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번 경기는 브라질의 글로벌 투어로 진행됐다. 브라질 축구협회가 한국을 초정하면서 매치가 성사됐고, 브라질이 홈팀의 자격을 얻었다. 따라서 경기장 분위기는 브라질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 밖에는 브라질의 유니폼과 머플러를 파는 상인들도 있었다.

제3국에서 개최된 경기였기에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UAE 대통령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의 형제인 술탄 빈 자예드가 하루 전 서거하면서, 추도 분위기 속 당초 예상보다 적은 관중이 왔다.

그럼에도 경기장 내에는 노란 물결이 주를 이뤘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 중 약 70%가 브라질의 상징인 노란색 유니폼과 의류를 착용했다. 브라질 대표팀 마스코트인 ‘카나리뇨’가 등장하자, 경기장은 브라질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54명의 원정대가 있었다. 협회 마케팅팀이 간헐적으로 열리는 A매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멤버십 회원과 KFan들을 위한 상품을 개발했고, 브라질전과 김학범호의 경기를 보다 가까이 보기 위해 UAE까지 날아온 팬들이었다. 1층 본부석쪽에 앉은 이들은 브라질의 일방적인 응원 속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고, 한국 축구 응원가를 차례로 부르며 대표팀에게 힘을 줬다.

연이은 실점 속에서도 이들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도 54명의 원정대가 주도한 응원에 따라 더 큰 목소리를 냈다. 90분 내내 응원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스코어와 상관없이 경기장 전체를 한국 팬들의 목소리로 채웠다.

열띤 응원을 받은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 차가 존재하는 브라질에 일방적인 공격을 허용하며 무너졌지만, 1골이라도 만들어보려고 노력한 것은 54명 원정대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