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소리 없이 꾸준한 한국도로공사, 당당히 3위 굳혔다
3강 후보에 들지 못했던 아쉬움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다.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 28-26 27-29 25-19)로 승리했다. 지난달 24일 현대건설전을 시작으로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린 한국도로공사는 승점 44점(15승 11패)을 쌓으며 4위 KGC인삼공사(승점 35점)와의 차이를 벌려 3위 자리를 굳혔다.
시즌 전 예상을 보란 듯이 뒤엎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을 2위로 마친 한국도로공사였지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고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령탑들이 현대건설, 흥국생명, GS칼텍스로 ‘3강’ 구도를 예측했다. 지난 시즌 최강 팀 현대건설의 힘이 그대로 유지됐으며 흥국생명에는 김연경이라는 월드스타가 복귀했다. GS칼텍스도 전력 누수 없이 컵 대회 트로피까지 가져가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근거는 충분했다.
한국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향한 저평가에 아쉬움이 짙게 남을 법했다. 세터 이고은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고 준수한 공격력을 보여준 외인 켈시 페인이 빠졌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물론 시즌 초반에는 주춤했다. 켈시를 대신한 카타리나 요비치(등록명 카타리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3라운드 종료 시점 9승9패, 승점 26점으로 3위에 자리했지만 4위 KGC인삼공사, 5위 GS칼텍스에 승점 1점 차로 쫓기는 불안한 위치였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상황.
여기서 내던진 승부수가 맞아떨어졌다. 카타리나와 작별하고 대체선수로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을 데려와 반전을 꾀한 것. 캣벨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투입된 후 치른 8경기에서 세트당 6.25점을 뽑아내며 카타리나(세트당 4.61점)보다 나은 생산력을 자랑했다. 덩달아 팀도 이 기간 6승 2패로 치고 나갔다.
외인 선수가 살아나자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활기가 불어넣어졌다. 정대영-배유나로 이어지는 베테랑 라인의 꾸준한 활약과 팀의 주축 공격수 박정아의 공격까지 살아나며 한국도로공사의 질주에 속도가 더해진 것. 한국도로공사는 이대로 3위를 굳혀 봄배구에서의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