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빈자리 메우는 알칸타라, 두산 ‘외인투수 재활용’ 또 웃을까
두산은 2019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조쉬 린드블럼(32·밀워키)의 빈자리를 라울 알칸타라(27)로 메우기로 했다. 린드블럼과 알칸타라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둘 다 한국 내 다른 팀에서 믿음직한 선발 역할을 한 뒤 이를 바탕으로 두산에 이적했다.
두산은 린드블럼 이전에도 다른 팀 출신 외인 선발을 데려다 에이스로 요긴하게 쓴 경험이 있다. 알칸타라에게도 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세 시즌 동안 꾸준히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2015~2016시즌 매해 30경기 이상 등판하며 10승 이상을 거뒀고, 2017년에는 미국에서 시즌 도중 합류해 12경기 만에 5승(3패)을 올렸다.
롯데에서도 수준급 투수였는데 두산에서는 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평균자책 1위(2.88)에 이어 올해 20승으로 MVP를 품에 안고 메이저리그 진출 꿈까지 이뤘다.
린드블럼 전에는 다니엘 리오스가 같은 케이스였다. 리오스는 KIA에 입단한 2002년부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잠시 주춤하던 2005시즌 도중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는데, 이후 2006~2007시즌 평균자책을 2점대까지 떨어뜨리는 등 성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2007년에는 22승5패, 평균자책 2.07로 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좌완 게리 레스도 2001년 KIA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이듬해 두산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2002년 16승을 거둔 뒤 이듬해 일본에 진출했다가, 2004년 다시 두산에 돌아와 17승8패 평균자책 2.60으로 활약했다.
국내에서 외야가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데다, 내·외야 가릴 것 없이 수비가 좋은 두산은 투수들이 한층 발전할 환경을 갖췄다. 올해 KT에서 11승11패, 평균자책 4.01을 기록한 알칸타라에게 두산은 높은 평가를 내리며 또 다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알칸타라는 부상경력이 없는 이닝이터다. 이번 메디컬테스트에서도 몸상태가 좋았으며 지금이 전성기”라며 “올해 KBO리그에서 2600개 이하의 투구 수로 17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는 알칸타라뿐이다. 그만큼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고 평가했다.
두산의 평가만큼 알칸타라는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바탕으로 타자들의 타격을 유도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야구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알칸타라의 ‘투구 대비 인플레이 타구 비율’은 80.3%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유희관(두산·83.4%)에 이은 2위였다. 리그 정상급인 두산의 수비진을 뒤에 둔다면 알칸타라가 내준 타구 중 안타 숫자는 더 줄어들고, 알칸타라의 위력은 배가될 수 있다. 알칸타라는 땅볼 대 뜬공 비율이 0.89 대 1일 정도로 뜬공 비율이 높은 투수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뜬공 투수였던 린드블럼(0.69 대 1)처럼 드넓은 잠실 외야의 덕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