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안현수 은퇴해도 고마움 잊지 않겠다”

안현수(러시아어명 빅토르 안)가 남자쇼트트랙 현역선수 경력을 마감하고 자연인으로 한국에 돌아온다. 2002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 개인종합 우승부터만 따져도 무려 16년 동안 국제적인 스케이터로 여겨졌다.

93년 역사의 러시아 유력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6일 “고마워 안현수. (당신은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안녕’이라고 작별을 고하진 않겠다”라는 감성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2011년 12월 28일 안현수의 러시아 국적 취득을 골자로 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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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2016-17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월드컵 강릉대회 계주 준결승 종료 직후 모습. 

안현수는 러시아 남자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올림픽·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 금12·은4·동4로 20차례나 입상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3관왕은 절정이었다.

올해 유럽선수권 500m 은메달은 33살의 안현수가 여전히 남자쇼트트랙 단거리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으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무산 과정에서 ‘올림픽 평생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갈 동력을 상실한 것이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안현수는 여전히 한국의 영웅이기에 귀환을 택한 것이 놀랍지 않다”라면서도 “우리는 그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여권 보유자로 가져다준 승리를 잊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러시아는 안현수를 잃었지만, 누구도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할 자격은 없다”라고 강조한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소치동계올림픽 3관왕 안현수는 러시아의 영웅이기도 하다”라면서 “일부는 ‘우리가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한 결과’라고 깎아내리지만, 그는 이미 이에 보답하고도 남을만한 업적을 러시아에 안겨줬다”라고 러시아 일부 여론에 일침을 가했다.

안현수는 러시아 귀화 이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세계선수권·주니어선수권·유니버시아드·아시안게임 통산 금32·은12·동6으로 무려 50개의 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한국/러시아 합산 세계선수권 및 월드컵 시리즈 개인종합 8회 우승 그리고 두 종목 세계신기록 수립은 안현수를 ‘쇼트트랙계의 마이클 조던’이라 불리게 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