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조작’ 러시아, 올림픽+WC 출전 불가인데 유로는 가능?
오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러시아를 볼 수 없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은 가능하다. 무엇 때문일까.
영국 공영방송 ‘BBC’ 등 복수 외신들은 9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반도핑기구(WADA) 집행위원회 특별회의 결과를 전했다. 만장일치로 러시아에 4년간 국제대회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로써 러시아는 사실상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포츠 변호사인 리차드 맥라렌 등이 작성하고 WADA가 발간한 보고서가 시발이었다. 해당 보고서에는 지난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조직적으로 도핑 결과를 조작한 내용이 담겨있었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3년 출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다행히 ROC가 WADA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지난 2018년 중반에 해제됐다.
하지만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가 올해 1월 제출한 도핑 테스트 결과가 또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재차 위기를 맞았고, 결국 집행위의 만장일치로 4년 국제대회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오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러시아의 이름을 보지 못하게 됐다.
러시아 국적 선수들이 아예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도핑 부문에서 깨끗한 선수들은 참가할 수 있다. 단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처럼 러시아라는 이름이 아닌 올림픽 선수(OAR)로 출전해야 한다. 또 러시아 측이 WADA의 징계에 불복할 경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해서 상황을 뒤집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2020년에 열릴 UEFA 유로 참가에는 이번 징계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유로 2020의 경우 WADA가 지정한 징계 대상 대회가 아닌 까닭이다. 덕분에 유럽 11개국 12개 개최 도시 중 하나인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경기 운영은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