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NBA판 강백호, 커리를 상대로 펼친 그림자 수비의 진수
밴더빌트의 수비가 돋보였다.
LA 레이커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3 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117-112로 승리했다.
많은 화제를 모은 NBA 대표 인기 구단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의 2라운드 시리즈. 첫 경기를 잡은 팀은 레이커스였다. 샌프란시스코로 원정을 떠난 레이커스는 값진 1승을 따내며 기분 좋게 시리즈를 출발했다.
이날 레이커스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앤써니 데이비스였다. 우승을 차지했던 버블 시즌의 퍼포먼스를 재현한 데이비스는 30점 23리바운드 4블록슛을 쏟아내며 경기를 지배했다.
그런가하면 스테픈 커리의 전담 수비수로 나선 재러드 밴더빌트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조력자 역할을 해냈다. 밴더빌트가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레이커스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최고의 슈터 신준섭을 막는 강백호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크라멘토와의 1라운드 7차전에서 50점을 쏟아내기도 했던 커리. 상대 에이스인 커리에 대한 수비는 레이커스의 이번 시리즈 최대 과제였다.
고민 끝에 다빈 햄 감독이 내린 결정은 가드 포지션의 선수 대신 밴더빌트를 커리의 전담 수비수로 붙이는 것이었다. 203cm의 신장에 폭발적인 활동량을 보유한 포워드 밴더빌트는 이미 미네소타 시절부터 상대 주요 가드를 전담 수비한 경험이 많다. 커리 또한 그러한 대상 중 한 명이었다.
오프 더 볼 무브가 많고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바로 슛을 던지는 커리는 NBA에서 가장 막기 어려운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런 커리를 상대로 밴더빌트는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그림자 수비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스크린에도 유연하게 잘 대처했고, 커리의 볼 없는 움직임을 상당 부분 제어했다.
대단했던 커리는 밴더빌트의 집중 견제에도 1차전에서 27점을 올렸다. 하지만 야투율이 41.7%(10/24)에 그쳤고, 턴오버도 5개나 나왔다. 분명한 건 밴더빌트가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커리는 확연히 달랐다. 1쿼터 막판과 4쿼터 중반 이후의 다득점도 밴더빌트가 벤치로 들어간 시점에 나왔다.
커리를 괴롭히는 것은 골든스테이트 전체의 공격력을 떨어트릴 수 있기에 큰 의미가 있다. 게다가 골든스테이트는 새크라멘토와 7차전 혈투를 펼치고 하루만 쉰 뒤 2라운드 일정에 나섰다. 커리로선 밴더빌트의 집중 견제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됐을 터.
2차전에서도 밴더빌트는 커리의 전담 마크맨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커리가 그의 수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시리즈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과연 2차전에서는 어떤 선수가 웃게 될까?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398&aid=0000068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