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할로웨이의 뒤통수, 오리온 “어이가 없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접전인데 갑자기 “뛰기 어렵다”고 했다. 패하면 곧장 시즌 종료인데도 ‘뛰지 않겠다’라는 뜻이 강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이례적으로 “어이가 없고 짜증이 난다”고도 말했다.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의 이유 없는 태업, 남자프로농구 오리온에 큰 후회가 남았다.
오리온은 지난 24일 봄농구를 마쳤다. SK와 플레이오프(PO·5판3선승제)에서 3연패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SK에 축하의 뜻을 전하는 것도 잠시였다. 정규시즌부터 팀을 이끌어온 이대성, 온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 토너먼트에 나선 이승현 등 팀의 주축들은 웃음을 잃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참담하다. 할로웨이 때문이다. 강을준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시간을 돌려보자. SK와 3차전. 오리온은 4쿼터 중반까지 접전을 거듭했다. 앞서 1차전에서 대패한 일과는 분명히 달랐다. 2점 차 내외 동점과 역전이 계속 반복되는 시점에 할로웨이가 벤치에 앉았다. 득점 루트를 생각하면 당연히 할로웨이가 코트에 나서야 하는데 자꾸 제임스 메이스가 등장했다. 오리온은 그대로 패했다.
강 감독은 벤치에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강 감독은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뭐만 하려고 하면 저랬다. 갑자기 시합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뭐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날과 경기 당일 몸 상태에 관해 아무런 언질이 없던 할로웨이가 4쿼터 중반 갑자기 출전을 거부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외인이 갑자기 태업을 선언하자 강 감독은 물론 선수단 전원이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외인의 태업은 놀랄 일이 아니다. 다만 단기전에서,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출전을 거부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강 감독도, 선수단이 느낀 실망감과 후회가 더 큰 이유다. 강 감독은 “왜 그러냐고 물으니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아프다고 이야기했으면 전략을 다르게 구성했지 않겠나”면서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가 갑자기 그러면 어쩌자는 것인지 참 모르겠다. 해피하고 잘하겠다더니”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던 오리온에 크나큰 후회가 남았다.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396&aid=0000611254